'사소한 풍경들'에 해당되는 글 509건

  1. 2022.08.21 무라카미 하루키의 서재
  2. 2022.03.06 Lost in Translation Vinyl
  3. 2022.02.10 Monica Vitti(1931.11.3 - 2022.2.2)
  4. 2021.12.28 Blow Up 티켓
  5. 2021.11.13 실비아 플라스 '아빠' & Morly
  6. 2021.06.15 70년대 사진
  7. 2021.06.14 Piano for Elephant
  8. 2021.03.24 SUITE: APRIL 2020, Brad Mehldau
  9. 2021.01.11 bowieforever
  10. 2021.01.07 Lost in Translation 포스터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서재. 글을 쓰는 책상 앞에 소파 그리고 그 앞에 스피커. 완벽한 구조다. 아이맥과 애플 키보드와 마우스가 깔끔하다. 위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퍼 온 사진인데 설명란에 만장 정도의 레코드판이 있다고 한다. 시디는 세어보지 않았다고 하고 주로 제즈음반이라고 한다. 항상 음악과 함께 일한다고 하는데 레코드판은 상당히 번거로울텐데 아마도 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듣지 않을까?
시스템이 하루키를 닮아 화려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음악을 듣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졌다고 보인다. 보이는 것에 집중된 겉만 번질한 시스템이 아니다. 진정 음악을 듣는 사람의 오디오룸의 모습이다. 텐테이블 옆에 작은 시디는 싱글시디다. 싱글 시디도 참 괜찮은데 이젠 볼 수가 없다.
레코드 플레이어를 보니 토렌스같고 옆엔 테크닉스 같은데? 검색해보니 ;Speakers: Tannoy Berkeley, JBL D130 (low), 2440+HL89 (middle), 2420 (high), 4530 (cabinet) Amps: Accuphase E-407, Octave V40SE Turntables: Thorens TD520, Luxman PD-171A @@ 토렌스와 럭스만이었다.
아래 링크는 하루키의 홈페이지인데 멋지다.

https://www.harukimurakami.com/

Posted by ile66 :

이 앨피는 너무 희귀해서인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해외 사이트에서도 비싼 가격에 거래되던데 엄두가 안나서 시디로 눈을 돌려 이 버전의 디자인으로 구입을 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빌 머레이 버전과 함께 스칼렛 요한슨의 이 버전을 구하고 참 좋아했다. 그런데 갑자기 예스24에서 이 엘피의 예약구매 메세지가 뜨고 난 바로 들어가 결제를 하려다가 혹시 쿠폰이나 뭐 없을까 해서 잠깐 헤매고 다시 돌아오니 품절!!!

 

아, 정말 어이가 없고 허탈했다. 하지만 이렇게 앨범이 재발매되었다면 다른 사이트도 있지 않을까 해서 뒤진 결과 6만원이란 금액으로 구입했다. 예스24에선 3만8천원이었는데...

 

잠깐의 딴 생각한 결과다. 참 별거 없는 음반인데...이 음반은 커버사진 때문인 것 같다. 나부터도 굳이 이걸 사야했으니 말이다. 영화를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커버라 영화 안 본 사람에겐 좀 변태스러울 수 있겠다. 한장 더 사놀까?

Posted by ile66 :

이탈리아 배우 모니카 비티가 세상을 떠났다. 2022년 2월 2일이다. 영화 '태양은 외로워' 를 아마존에서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모니카 비티의 소식을 듣고 구매했다. 이 영화의 후반부 장면들은 그냥 사진작품의 나열이다. RIP MONICA VITTI.

 

Posted by ile66 :

Blow Up 티켓

2021. 12. 28. 23:36 from 사소한 풍경들

2018년 5월이네. 난 블로우 업을 텔레비전으로  봤고 나중에 디비디를 구해서 컴퓨터로 봤는데,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해 준다니 놀라운 일이다. 암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무료로 승현 씨와 봤다.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나에게 인생 영화인데 극장에서 볼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 욕망이란 제목은 이상하지만 어찌 보면 괜찮은 제목 같기도 하다. 

Posted by ile66 :

 

실비아 플라스 '아빠' 

 

이젠 안돼요, 더 이상은
안될 거예요. 검은 구두
전 그걸 삼십 년간이나 발처럼
신고 다녔어요. 초라하고 창백한 얼굴로,
감히 숨 한 번 쉬지도 재채기조차 못하며.

아빠, 전 아빠를 죽여야만 했었습니다.
그래볼 새도 없이 돌아가셨기 때문에요ㅡ
대리석처럼 무겁고, 神으로 가득찬 푸대자루.
샌프란시스코의 물개와
아름다운 노오쎄트 앞바다로

강남콩 같은 초록빛을 쏟아내는
변덕스러운 대서양의 岬처럼 커다란
잿빛 발가락을 하나 가진 무시무시한 彫像
전 아빠를 되찾으려고 기도드리곤 했답니다.
아, 아빠.

전쟁, 전쟁, 전쟁의
롤러로 납작하게 밀린
폴란드의 도시에서, 독일어로
하지만 그런 이름의 도시는 흔하더군요.
제 폴란드 친구는

그런 도시가 일이십 개는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전 아빠가 어디에 발을 디디고,
뿌리를 내렸는지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전 결코 아빠에게 말할 수가 없었어요.
혀가 턱에 붙어버렸거든요.

혀는 가시철조망의 덫에 달라붙어 버렸어요.
전, 전, 전, 전,
전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전 독일 사람은 죄다 아빤 줄 알았어요.
그리고 독일어를 음탕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를 유태인처럼 칙칙폭폭 실어가는
기관차, 기관차.
유태인처럼 다카우, 아우슈비츠, 벨젠으로.
전 유태인처럼 말하기 시작했어요.
전 유태인인지도 모르겠어요.

티롤의 눈, 비엔나의 맑은 맥주는
아주 순수한 것도, 진짜도 아니에요.
제 집시系의 선조 할머니와 저의 섬뜩한 운명
그리고 저의 타로 가드 한 벌, 타로 가드 한 벌로 봐서
전 조금은 유태인일 거예요.

전 언제나 아빠를 두려워했어요.
아빠의 독일 空軍, 아빠의 딱딱한 말투.
그리고 아빠의 말쑥한 콧수염
또 아리안족의 밝은 하늘색 눈.
기갑부대원, 기갑부대원, 아, 아빠ㅡ

神이 아니라, 너무 검은색이어서
어떤 하늘도 삐걱거리며 뚫고 들어올 수 없는 十字章(卍)
어떤 여자든 파시스트를 숭배한답니다.
얼굴을 짓밟은 장화, 이 짐승
아빠 같은 짐승의 야수 같은 마음을.

아빠, 제가 가진 사진 속에선
黑板 앞에 서 계시는군요.
발 대신 턱이 갈라져 있지만
그렇다고 악마가 아닌 건 아니에요. 아니,
내 예쁜 빠알간 심장을 둘로 쪼개버린

새까만 남자가 아닌 건 아니에요.
그들이 아빠를 묻었을 때 전 열 살이었어요.
스무 살 땐 죽어서
아빠께 돌아가려고, 돌아가려고, 돌아가 보려고 했어요.
전 뼈라도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저를 침낭에서 끌어내
떨어지지 않게 아교로 붙여버렸어요.
그리고 나니 전 제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되었어요.
전 아빠를 본받기 시작했어요.
고문대와 나사못을 사랑하고

'나의 투쟁'의 표정을 지닌 검은 옷의 남자를.
그리고 저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말했어요.
그래서, 아빠, 이제 겨우 끝났어요.
검은 전화기가 뿌리째 뽑혀져
목소리가 기어나오질 못하는군요.

만일 제가 한 남자를 죽였다면, 전 둘을 죽인 셈이에요.
자기가 아빠라고 하며, 내 피를
일년 동안 빨아마신 흡혈귀,
아니, 사실은 칠년이지만요.
아빠, 이젠 누우셔도 돼요.

아빠의 살찐 검은 심장에 말뚝이 박혔어요.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조금도 아빠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들은 춤추면서 아빠를 짓밟고 있어요.
그들은 그것이 아빠라는 걸 언제나 알고 있었어요.
아빠, 아빠, 이 개자식, 이젠 끝났어.

 

마지막 연, 마지막 행에서도 ‘이 개자식, 나는 다 끝났어.’라고 외치는 부분이 나오는데, 원문은 ‘You bastard, I'm through.’라고 쓰여 있습니다. ‘I'm through’는 ‘나는 너랑 끝났다’는, 누군가와의 관계를 끝냈다는 뜻에 더 가깝죠. 그러니까 이 시 전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는 저 마지막 문장이 자칫 잘못 읽힐 수도 있도록 번역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을 억압해 왔던 관계와 그 관계에 대한 스스로의 오랜 강박을 이제는 기어이 끝내고 또 끊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어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https://thepin.ch/knowledge/mbEbt/reading-feminism-poems-1

Posted by ile66 :

70년대 사진

2021. 6. 15. 23:58 from 사소한 풍경들

아래 사진이 1972년이니 이건 아마도 1976년쯤일텐데, 종암동이고 숭례국민학교 4학년 쯤일것 같다. 주인이 위에 살고 우리 가족은 아래층에 살았다. 사진에선 부잣집에 산 것 같다. 인스타에 올리니 부잣집이었네요 댓글이 달렸다. 부잣집은 아니었지만 이 당시엔 모든게 즐거운 기억밖에 없다. 
1972년 7월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내 기억엔 바닷물이 짜다는 걸 이 날 직접 바닷물을 먹어보고 알았다. 작은 배를 탔는데 배에 바닷물이 튀어 올랐고 그걸 찍어 먹었다. 굉장히 짜서 기억에 남았다. 사진은 아버지가 찍어 주셨는데 난 이 사진이 좋다. 어릴 때 놀림 받던 노랑머리와 신발까지 예쁘게 차려입고 있는 나와 아버지의 그림자.

 

Posted by ile66 :

Piano for Elephant

2021. 6. 14. 10:43 from 사소한 풍경들

 

 

 

폴 바튼 (Paul Barton)은 요크셔 / 잉글랜드 출신으로 런던의 Royal Academy of Arts를 졸업하고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출발했습니다. 그의 뛰어난 공연으로 인해 빠르게 성공했지만, 멀티 탈랜트를 소유한 그는 이 삶의 방식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3 개월 동안 태국을 여행하며 피아노 교사로 일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같은 예술가인 지금의 부인 콴 (Khwan)을 만났습니다. 방콕에서 그는 „페달 하모닉(Pédale Harmonique)“ 이 통합된 포이리히(FEURICH ) 그랜드 피아노 Mod. 218 – Concert I  가 놓여진 녹음 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포이리히(FEURICH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Paul Barton이라는 영국인 피아니스트인데, 태국에 있는 코끼리 보호소 Elephant World에서 코끼리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곳 보호소에 있는 코끼리들은 각종 노역에 평생을 시달리다 구조된지라 인간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있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그들과 피아노로 소통한다고. 이 분 채널에 들어가 보면 코끼리를 위해 피아노를 치는 영상이 왕왕 있음.

[출처] Piano for elephants|작성자 Anais

 

Paul Barton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PaulBartonThailand/videos

Posted by ile66 :

브래드 멜다우의 앨범 Suite: April 2020, 작년 4월 난생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강해서 참 분주했었는데.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피아니스트 Brad Mehldau의 아름다운 메시지가 담긴 2020년 신작.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필연치 않게 네델란드에 머물게 된 그가 겪었던 여러가지 단상들을 솔로 피아노로 표현한 12곡의 소품 ‘XII. lullaby'을 비롯하여 Neil Young의 'Don't Let It Bring You Down‘, Billy Joel의 'New York State of Mind‘, Jerome Kern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을 담고 있다.(앨범 설명은 노웨이브(NOVVAVE) 에서 가져 옵니다.  novvave.com/product/BradMehldau

브래드 멜다우 홈페이지 사진인데 죽인다.
홈페이지엔 조금 잘렸는데 LP속지 사진이다.평온한 사진이다.

살아보면서 처음 겪는 이 코로나라는 전염병은 희안하게도 나같은 사람에겐 그렇게 큰 불편함으로 다가 오진 않는다.물론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은 하는데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못 나가서 혹은 여행을 못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그런 뉴스가 나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같이 느껴진다. 나는 전과 비교해도 별반 다를게 없는 일상이다. 혼자 있는 것 혼자 노는 것을 누구보다 잘하는 타입이라 방에서 혼자 노는게 제일 좋다.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그렇게 멀리 강의를 가는 것이 결국 기름값이나 밥먹고 커피 마시는 것을 제외하면 전혀 돈벌이가 되지 않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것 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겨우 살고 있다. 이런 나에겐 온라인 강의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운전해서 새벽부터 그 먼 학교를 가는 일을 안해도 되고 기름값도 안나가니 겨우 들어오는 수입을 온전히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이젠 일년 넘게 하면서 작년같은 어려움은 조금 덜하다. 움직이지 않고 강의준비하고 영상준비하다가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허리까지 안좋다. 이젠 안아픈곳이 없는 나이가 되어간다. 정말 운동해야 하는데 평생 안하던 운동이 될리가 없다. 

 

이렇게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음악듣는 것과 음반을 모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취미다. 이런 시기가 브래드 멜다우에게도 음악을 선물했는지 새 앨범이 작년에 나왔다. 음악가는 혼자 놀면서 음악을 만들어 낸다. 이런 시기에 나온 앨범이라 더 좋거나 그런 건 아닌데 잔잔한게 참 좋다.

 

얼마나 더 이런 시기가 계속 될지는 모르지만 여기 그리 별다를 것 없이 잘 지내는 한 사람이 있다. 운동만 하면 되는데...

Posted by ile66 :

bowieforever

2021. 1. 11. 22:11 from 사소한 풍경들

Photo by Hedi Slimane

 

Posted by ile66 :

Lost in Translation 포스터. 공식 포스터는 아닌 것 같은데 더이상 손댈 수 없는 상태의 디자인이다. 죽인다.
이 포스터도 건드릴게 없다. 일본어가 영화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래 남과 여(1966)포스터와 비슷. 이 영화와는 좀 거리가 있다.
난 이 디자인으로 처음 접했는데 이건 별로다.

Posted by ile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