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포티지

2021. 12. 1. 09:56 from 며칠동안 사진

2006년 어머니차로 구입했고 어머니가 내게 주셔서 지금까지 내가 탔는데 5등급차량이라 조기폐차신청했고 오늘 기사님이 와서 폐차장으로 차를 가져간다.모르는 사람에게 차키를 건네고 가는 모습을 본다.편해서 좋고 헤어짐도 빠르다.잘 가.

5등급차량 정책만 아니면 더 오래 탈 수 있는데 참 아쉽다.물론 그냥 타더라도 이제부턴 수리비가 더 들긴 하겠다. 아쉽지만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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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 '아빠' 

 

이젠 안돼요, 더 이상은
안될 거예요. 검은 구두
전 그걸 삼십 년간이나 발처럼
신고 다녔어요. 초라하고 창백한 얼굴로,
감히 숨 한 번 쉬지도 재채기조차 못하며.

아빠, 전 아빠를 죽여야만 했었습니다.
그래볼 새도 없이 돌아가셨기 때문에요ㅡ
대리석처럼 무겁고, 神으로 가득찬 푸대자루.
샌프란시스코의 물개와
아름다운 노오쎄트 앞바다로

강남콩 같은 초록빛을 쏟아내는
변덕스러운 대서양의 岬처럼 커다란
잿빛 발가락을 하나 가진 무시무시한 彫像
전 아빠를 되찾으려고 기도드리곤 했답니다.
아, 아빠.

전쟁, 전쟁, 전쟁의
롤러로 납작하게 밀린
폴란드의 도시에서, 독일어로
하지만 그런 이름의 도시는 흔하더군요.
제 폴란드 친구는

그런 도시가 일이십 개는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전 아빠가 어디에 발을 디디고,
뿌리를 내렸는지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전 결코 아빠에게 말할 수가 없었어요.
혀가 턱에 붙어버렸거든요.

혀는 가시철조망의 덫에 달라붙어 버렸어요.
전, 전, 전, 전,
전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전 독일 사람은 죄다 아빤 줄 알았어요.
그리고 독일어를 음탕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를 유태인처럼 칙칙폭폭 실어가는
기관차, 기관차.
유태인처럼 다카우, 아우슈비츠, 벨젠으로.
전 유태인처럼 말하기 시작했어요.
전 유태인인지도 모르겠어요.

티롤의 눈, 비엔나의 맑은 맥주는
아주 순수한 것도, 진짜도 아니에요.
제 집시系의 선조 할머니와 저의 섬뜩한 운명
그리고 저의 타로 가드 한 벌, 타로 가드 한 벌로 봐서
전 조금은 유태인일 거예요.

전 언제나 아빠를 두려워했어요.
아빠의 독일 空軍, 아빠의 딱딱한 말투.
그리고 아빠의 말쑥한 콧수염
또 아리안족의 밝은 하늘색 눈.
기갑부대원, 기갑부대원, 아, 아빠ㅡ

神이 아니라, 너무 검은색이어서
어떤 하늘도 삐걱거리며 뚫고 들어올 수 없는 十字章(卍)
어떤 여자든 파시스트를 숭배한답니다.
얼굴을 짓밟은 장화, 이 짐승
아빠 같은 짐승의 야수 같은 마음을.

아빠, 제가 가진 사진 속에선
黑板 앞에 서 계시는군요.
발 대신 턱이 갈라져 있지만
그렇다고 악마가 아닌 건 아니에요. 아니,
내 예쁜 빠알간 심장을 둘로 쪼개버린

새까만 남자가 아닌 건 아니에요.
그들이 아빠를 묻었을 때 전 열 살이었어요.
스무 살 땐 죽어서
아빠께 돌아가려고, 돌아가려고, 돌아가 보려고 했어요.
전 뼈라도 그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저를 침낭에서 끌어내
떨어지지 않게 아교로 붙여버렸어요.
그리고 나니 전 제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되었어요.
전 아빠를 본받기 시작했어요.
고문대와 나사못을 사랑하고

'나의 투쟁'의 표정을 지닌 검은 옷의 남자를.
그리고 저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말했어요.
그래서, 아빠, 이제 겨우 끝났어요.
검은 전화기가 뿌리째 뽑혀져
목소리가 기어나오질 못하는군요.

만일 제가 한 남자를 죽였다면, 전 둘을 죽인 셈이에요.
자기가 아빠라고 하며, 내 피를
일년 동안 빨아마신 흡혈귀,
아니, 사실은 칠년이지만요.
아빠, 이젠 누우셔도 돼요.

아빠의 살찐 검은 심장에 말뚝이 박혔어요.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조금도 아빠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들은 춤추면서 아빠를 짓밟고 있어요.
그들은 그것이 아빠라는 걸 언제나 알고 있었어요.
아빠, 아빠, 이 개자식, 이젠 끝났어.

 

마지막 연, 마지막 행에서도 ‘이 개자식, 나는 다 끝났어.’라고 외치는 부분이 나오는데, 원문은 ‘You bastard, I'm through.’라고 쓰여 있습니다. ‘I'm through’는 ‘나는 너랑 끝났다’는, 누군가와의 관계를 끝냈다는 뜻에 더 가깝죠. 그러니까 이 시 전체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는 저 마지막 문장이 자칫 잘못 읽힐 수도 있도록 번역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을 억압해 왔던 관계와 그 관계에 대한 스스로의 오랜 강박을 이제는 기어이 끝내고 또 끊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어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https://thepin.ch/knowledge/mbEbt/reading-feminism-poems-1

Posted by ile66 :

방콕

2021. 10. 6. 21:05 from 며칠동안 사진

코로나 2년. 이번 학기로 코로나 온라인이 끝나는 건 아닐까? 아마도?

방에서 나갈 일이 없다. 학교 수업 준비가 생각보다 힘들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출석 부르면 20분, 쉬는 시간도 10분이 대부분 넘어간다. 학생들과 가벼운 농담을 해도 시간이 잘 간다. 그런데 온라인은 그런게 안된다. 줌 실시간을 하면 학생들도 감시받는 느낌이겠지만 수업을 담당하는 나도 학생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되어 역으로 감시받는 느낌이다. 가끔은 우연히 켜진 듯 카메라를 켜서 나도 옷 챙겨입고 열심히 하고 있어...라는 듯 보여주곤 한다.매시간 내가 카메라를 안키면 혹시 의심할까 싶어서 그런 유치한 짓도 한다. 거기에 수업의 양도 수업만 하는 시간의 양을 챙겨야 한다. 농담도 이젠 안 먹힌다. 다들 피곤하고 짜증이 어느 정도는 이미 깔려 있기 때문에 가벼운 농담이 안먹힌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 내내 무엇을 해야하는지 수업에 대한 생각으로 방에서 나가지 못하고 컴퓨터와 하나가 되어 매일 뭔가를 찾고 서치하고 있는 나를 본다. 매 학기 이렇게 해도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떤지 참... 강의평가를 보면 나만 열심히 하는 뭔가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 

뭘 준비한다고 이렇게 저렇게 돈도 쓴다. 책도 사야하고 인터넷에 업로드해야 할 영상 자료 때문에 유료 클라우드를 몇개 쓴다. 학교 클라우드는 오히려 용량을 줄이고 있고 그나마 속도가 안나온다. 학교 안가서 기름값은 세이브 되지만 움직이지 않아 뱃살만 늘어간다. 운동은 습관이 안 되어 힘들다. 이젠 온라인 끝나면 어쩌나 그 걱정이 된다.

20211125 - 내 책상(조명이 너무 화려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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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1. 8. 8. 16:12 from 카테고리 없음

바람이 분다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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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20210716

2021. 7. 16. 22:24 from 며칠동안 사진

오늘이 34도였다. 나이를 먹어도 더운게 싫다. 추운 나라로 이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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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사진

2021. 6. 15. 23:58 from 사소한 풍경들

아래 사진이 1972년이니 이건 아마도 1976년쯤일텐데, 종암동이고 숭례국민학교 4학년 쯤일것 같다. 주인이 위에 살고 우리 가족은 아래층에 살았다. 사진에선 부잣집에 산 것 같다. 인스타에 올리니 부잣집이었네요 댓글이 달렸다. 부잣집은 아니었지만 이 당시엔 모든게 즐거운 기억밖에 없다. 
1972년 7월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내 기억엔 바닷물이 짜다는 걸 이 날 직접 바닷물을 먹어보고 알았다. 작은 배를 탔는데 배에 바닷물이 튀어 올랐고 그걸 찍어 먹었다. 굉장히 짜서 기억에 남았다. 사진은 아버지가 찍어 주셨는데 난 이 사진이 좋다. 어릴 때 놀림 받던 노랑머리와 신발까지 예쁘게 차려입고 있는 나와 아버지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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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for Elephant

2021. 6. 14. 10:43 from 사소한 풍경들

 

 

 

폴 바튼 (Paul Barton)은 요크셔 / 잉글랜드 출신으로 런던의 Royal Academy of Arts를 졸업하고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출발했습니다. 그의 뛰어난 공연으로 인해 빠르게 성공했지만, 멀티 탈랜트를 소유한 그는 이 삶의 방식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3 개월 동안 태국을 여행하며 피아노 교사로 일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같은 예술가인 지금의 부인 콴 (Khwan)을 만났습니다. 방콕에서 그는 „페달 하모닉(Pédale Harmonique)“ 이 통합된 포이리히(FEURICH ) 그랜드 피아노 Mod. 218 – Concert I  가 놓여진 녹음 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포이리히(FEURICH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Paul Barton이라는 영국인 피아니스트인데, 태국에 있는 코끼리 보호소 Elephant World에서 코끼리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곳 보호소에 있는 코끼리들은 각종 노역에 평생을 시달리다 구조된지라 인간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있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그들과 피아노로 소통한다고. 이 분 채널에 들어가 보면 코끼리를 위해 피아노를 치는 영상이 왕왕 있음.

[출처] Piano for elephants|작성자 Anais

 

Paul Barton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PaulBartonThailand/videos

Posted by ile66 :

Juicy Salif, Artemide Nessino

2021. 4. 15. 22:21 from 물건

오래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디자인 제품을 최근에 구입했다. 피해가기 힘든 세일이 있어서 네시모 램프 구입하고 아마존에서 정말 좋은 가격에 나온 필립 스탁의 주시 살리프도 사버렸다.조각처럼 놔두고 싶었던 주시 살리프는 너무 오래전부터 가지고 싶었는데 선뜻 손이 안가는 가격 때문에 미루고 까먹고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아마존에 정말 좋은 가격으로 있었다. 순간 누르고 말았다. 네시모도 모 쇼핑사이트에서 정말 엄청난 세일을 해버렸다. 이건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눌러 버렸다. 작은 렉슨의 버섯 램프도 사고 중고시장에서 만난 말도 안되는  닥터 스커드 파리채는 정말이지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누가 중고앱에 필립 스탁의 파리채를 올려 놓을 줄 알았겠나? 보자마자 바로 눌렀다. 

Philippe Starck - Juicy Salif / Lexon Mina Mini Lamp

 

Philippe Starck - Dr. skud / Artemide Nessino Table Lamp 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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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계절이 바뀔 때 몸에 표시가 나는데 나는 열꽃같이 피부에 반점이 생겼었다. 요 몇 년 조용하다 이번에 제대로 열꽃이 폈다. 얼굴까지 심하게 올라와서 병원가서 진료받고 약 받아 왔다.먹고 바르고 눈에 넣는 안약까지. 이렇게 몸에 신호가 오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신호가 너무 많이 와서 생각이 많아진다. 

Posted by ile66 :

브래드 멜다우의 앨범 Suite: April 2020, 작년 4월 난생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강해서 참 분주했었는데.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피아니스트 Brad Mehldau의 아름다운 메시지가 담긴 2020년 신작.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필연치 않게 네델란드에 머물게 된 그가 겪었던 여러가지 단상들을 솔로 피아노로 표현한 12곡의 소품 ‘XII. lullaby'을 비롯하여 Neil Young의 'Don't Let It Bring You Down‘, Billy Joel의 'New York State of Mind‘, Jerome Kern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을 담고 있다.(앨범 설명은 노웨이브(NOVVAVE) 에서 가져 옵니다.  novvave.com/product/BradMehldau

브래드 멜다우 홈페이지 사진인데 죽인다.
홈페이지엔 조금 잘렸는데 LP속지 사진이다.평온한 사진이다.

살아보면서 처음 겪는 이 코로나라는 전염병은 희안하게도 나같은 사람에겐 그렇게 큰 불편함으로 다가 오진 않는다.물론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은 하는데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못 나가서 혹은 여행을 못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그런 뉴스가 나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같이 느껴진다. 나는 전과 비교해도 별반 다를게 없는 일상이다. 혼자 있는 것 혼자 노는 것을 누구보다 잘하는 타입이라 방에서 혼자 노는게 제일 좋다.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그렇게 멀리 강의를 가는 것이 결국 기름값이나 밥먹고 커피 마시는 것을 제외하면 전혀 돈벌이가 되지 않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것 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겨우 살고 있다. 이런 나에겐 온라인 강의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운전해서 새벽부터 그 먼 학교를 가는 일을 안해도 되고 기름값도 안나가니 겨우 들어오는 수입을 온전히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이젠 일년 넘게 하면서 작년같은 어려움은 조금 덜하다. 움직이지 않고 강의준비하고 영상준비하다가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허리까지 안좋다. 이젠 안아픈곳이 없는 나이가 되어간다. 정말 운동해야 하는데 평생 안하던 운동이 될리가 없다. 

 

이렇게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음악듣는 것과 음반을 모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취미다. 이런 시기가 브래드 멜다우에게도 음악을 선물했는지 새 앨범이 작년에 나왔다. 음악가는 혼자 놀면서 음악을 만들어 낸다. 이런 시기에 나온 앨범이라 더 좋거나 그런 건 아닌데 잔잔한게 참 좋다.

 

얼마나 더 이런 시기가 계속 될지는 모르지만 여기 그리 별다를 것 없이 잘 지내는 한 사람이 있다. 운동만 하면 되는데...

Posted by ile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