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한 건 아닌데...트란 안 홍 감독의 영화를 연달아 세개를 보게 되었다. 나에겐 꽤 오래된 숙제 같은 그의 영화들이었는데...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얼마전 loop씨의 씨클로에 관한 글을 읽고 내가 아직 씨클로를 못 봤구나 다시 기억하게 되었고...교보에 갔을 때 3장에 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충동적으로 씨클로와 그린 파파야 향기를 샀다.며칠전에 두 편의 디비디를 봤고 이어서 상실의 시대까지...아름다운 화면을 보며 이 감독이 얼마나 빛을 탁월하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원작이야 너무 유명하고 나도 푹 빠져 읽은터라 영화는 많이 기대하지 않았다. 후반부가 조금 맘에 안들지만 그 전까진 좋았다. 특히 실내에서 주인공들이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선 몰입이 안될 정도로 빛과 그 공간이 아름다웠다.
(예전에 사용하던 모토롤라 레이져에 텍스트 파일로 넣어 시간이 날 때 마다 읽었었다. 물론 책도 있었지만 아무도 모르게 빨리 읽을 수 있어서 핸드폰에 넣어 읽었다. 그런데...책을 읽을 때 보다 더 집중했었고 읽는 내내 그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
* 등장하는 여자배우들이 참 매력적인데 심야식당에 나왔던 여배우도 있었다. 몇편인진 확인해 봐야지만 복서와 사랑에 빠지는 딸과 사는 여자로 나온 배우인데, 이름이 카리시마 레이카(霧島れいか Reika Kirishima)이다. 심야식당에서 보고 참 시원한 인상에 매력적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선 레이코 역으로 나온다. 짧게 나왔지만 하츠미역도 좋았다. 그녀가 나온 장면도 다 좋고 특히 자살했다는 나레이션이 나올 때 그녀의 손을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살짝 눈을 뜰 때도 좋았다.주인공인 나오코역을 빼고 모든 여배우들이 매력적이다. 위 사진에 나오는 미도리가 참 맘에 들었다. 특히 와타나베가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할 때 불쑥 나타나는데, 그 당시 의상과 모든 인테리어들이 정말로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리고 둘은 숲을 걸어가 위 사진에서 보이는 장면을 보여준다. 저 장면속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