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결혼과 함께 괜찮은 오디오를 장만하는게 꿈이었는데 진짜 꿈같은 얘기였다. 그래서 저렴하게 그리고 간단하게 앰프와 스피커 그리고 턴테이블을 샀다. 그러다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지만 앰프가 고장이 나서 한쪽에 포장해서 쳐박아 놨다. 한창 MP3가 신기했고 컴퓨터로 음원을 찾고 그걸 시디로 구워 듣다보니 다신 턴테이블 볼 일 없을 줄 알았다. 그렇게 한참을 지내고 보니 요즘 가수들도 다시 레코드판을 찍고 아날로그가 다시 뜨네 뭐네 그러길래 내가 가진 레코드판을 보고 있자니 좀 아까웄다. 어떻게 다시 레코드판을 들을까 고민도 해봤고 ...다시 앰프를 사자니 쉽게 손이 가질 않고 포노 내장된 턴테이블도 있는데 내가 가진 토렌스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멀쩡했다. 때마침 페이스북 친구인 짜짜로니 아빠가 공짜로 얻은 앰프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내가 그런 앰프 좀 나도 얻고 싶다 해서 연락을 했더니 그걸 그냥 나에게 택배로 보내줬다. 아,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앰프를 받고 뒤를 보니 포노단자가 없는 앰프였다. 다시 포기하고 또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니 포노앰프가 아주 저렴한게 있어 며칠 고민 끝에 샀다. 배달이 오고 기쁨에 차 연결했는데 기존의 오디오 잭에선 모노로 밖에 안나온다. 아, 이거 참 산너머 산이구나 하는데...포노앰프를 보니 aux단자가 있어 그걸로 연결 드디어 턴테이블로 레코드판을 재생할 수 있었다. 저렴하고 저렴한 구성이지만 레코드판의 음색은 시디나 MP3와 확연히 달랐다. 하루종일 쳐박혀 있던 레코드판을 닦고 듣고 하며 이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음악만 들어도 살만하다.